三江의 藝術 世界에는 우리의 따스하고 먼 故鄕이 남겨있다. 어떤 그림에서는 수수깡으로 엮어 지은 진흙 벽 안에서 마른 가지와 가랑잎을 모아서 바지직 바지직 불 지피는 소리와 매케한 연기가 코를 찌르다가는 곧 무거운 솟 뚜껑을 열었다 닫는 쇳소리에 이어서 누님이 소쿠리에 가득히 무럭무럭 김 나는 감자를 담아 들고나올 것 같으며 또 어떤 作品에서는 壁畫속에 숨어계시던 조상님들이 歷史의 장을 넘어서 우리 現代人에게 다정히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제아무리 출세해서 재물과 권력을 쥐었다 해도 제 祖上과 故鄕을 등한히 할 수 있을까! 三江은 매우 勤勉하고 誠實한 것 같다. 하는 사업이 제법 성공했는데도 어깨에 힘주지 아니하고 여전히 學究的이고 謙遜하여 가슴속은 늘 뜨거워서 靑少年처럼 지치지 않고 그림 작업에 熱情을 쏘다 붙는다.
화가로서 個人展은 매우 중요한 意味가 있는 인생 대사이지만 開幕할 때 가지는 늘 떨리고 벅차며 막을 닫을때에는 肉身이 피로하여 지쳐 있기도 한다.
지금 세상은 그림에도 時流 것이 있는지 무슨 流行처럼 뚜렷한 論理도 없고 발생의 근거도 확실치 않은 畫風이 세상을 휩쓸기도 하고 벌써 천년전에 나왔던 筆法이 새로운 창작의 가면을 쓰고 번져서 작가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갈팡질팡하는 작가도 많다.
三江이나 저나 다 이 바람 속에 서 있다. 個人展을 통해서 여러 소리를 들어보고 자기 판단 후에 三江만이 할 수 있는 소위 “뿌리와 현대”가 잘 調和된 藝術 世界를 자랑하는 찬란한 등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1991년 봄 東亞大敎授 韓國畫家 金興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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